정말 한참 늦은 감상평입니다만, 예상을 아득히 뛰어 넘어
한국에서는 물론 세계에서 까지 나름 이슈를 만든 예상밖의 대성공작 "파묘"에 대한 리뷰입니다.
이미 한참된 영화지만, 아직도 극장에 걸려있기에 스포일러는 최대한 줄였습니다.
-------------------------------------------------------
"기대보다 재미없다"라는 말은 솔직히 기대치가 너무 높았기 때문인점이 제일 큰것같습니다.
사람들의 화제에 오르내리고, 100만 300만 500만 1000만 뉴스가 계속 들려오니 기대치가 올라갈 수 밖에 없었죠.
그리고 호러영화로서의 재미 측면이 조금 부족했다고 할 수도 있을것같은데,
이부분은 호러 영화로서 "부족했다"기보다 호러 영화로서 "달랐다" 라는 느낌이 듭니다.
최근, 요즘, 근래, 아니 거의 10~20전 쯤부터 시작해 요즘에는 거의 스텐다드가 되버린 것같은 호러영화의 기본
툭 튀어나오는 장면, 휙 돌아가는 장면, 점프스케어, 갑자기 들려와 놀래키는 사운드...
파묘는 이부분이 부족합니다, 아니 다릅니다. 장면도 다르고 사운드도 다릅니다.
천천히 등장하고, 천천히 다가오며, 마치 물잔 바닥부터 차올라 결국 흘러넘치는 듯한 공포를 보여줍니다.
물이 차는가? 하는 순간에 갑자기 물잔을 들어서 끼얹는 식의 현대 공포영화하고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 듭니다.
생각해보면 옛날에는 공포영화들이 대부분 이런식이었으니 이걸 특이하다 다르다고 말하는 것도 웃기긴 합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자극이 부족해 심심하게 느끼는 분들도 분명히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호러 영화를 좋아하고 많이 보는 분들이라면 그런 부분이 더 많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CBJ3-D2PpRE 파묘 사운드트렉
파묘가 이만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물론 '풍수'와 이에 얽힌 문화나 역사라는 소재도 있겠지만,
그냥 단순히 "영화를 잘 만들었습니다."라는 측면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잡해 보이면서도 간결한 스토리가, 세련된 비디오와 잘만들어진 사운드와 어우러져
근사한 배우들의 충분히 훌륭한 연기에 의해 완성된 영화, 그것이 "파묘"입니다.
엄청난 대작이라거나, 완벽한 영화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정말 세련되었고, 잘만들어진 웰메이드 영화 느낌이랄까? 딱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 비주얼도 훌륭하지만 사운드가 정말 잘뽑혔다고 생각합니다.
사운드트렉을 따로 들어보면, '아 이레서 그 장면에서 그렇게나 몰입할 수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아마 해외에까지 잘팔렸던 이유는, 이국적인 문화와 정서를 새련된 비주얼과 사운드로 보여줘서... 라는 측면도 있겠지만,
아시아권에서 예상치 못한 역대급 흥행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오히려, 베트남이든, 대만이든, 인도네시아든 우리와 비슷한 문화와 정서를 가지고 있지만,
그걸 이렇게 새련되게 포장하여 영화라는 포맷으로 전 세계에게 당당하게 보여줄 수가 없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을 풀어줘서 그런것이 아닐까싶습니다.
마치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서 승승장구하는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해서 대리만족 하는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한국인, 우리 국민들에게 이 영화가 인기있는 이유는
재미있다든지, 영화가 잘만들어졌다는 부분을 넘어서 우리의 역사와 삶에 얽힌 부분을 보여줬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파묘에서는 등장인물들의 이름에 독립운동가의 이름을 넣고, 우리나라의 지도를 포스터에 넣고,
일제의 말뚝이라는 오래된 미신을 넣습니다.
네 솔직히 어그로 맞습니다. 네 영화 성공시켜보고 싶은거죠. 네 솔직히 돈좀 벌어보고 싶은 거죠.
그래서 가끔 보면 '국뽕영화'라면서 파묘를 깎아 내리는 사람들도 있는데,
수치스럽게 나라를 침략당하다 못해, 빼앗기고, 다시 일어서지 못하도록 허리에 말뚝이 박혔습니다.
그렇게 나라를 팔아 먹은 놈들은 자자손손 잘먹고 잘 살면서 최고급호텔 스위트룸 창문 아래로 세상을 내려다봅니다.
그 집안이 결국 풍비박산이 났다곤 하지만, 그들은 결코 국가나 국민들에 의해서 단죄당한 것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돈에 영혼을 판 것, 그저 주고 받은 거래의 대가를 치뤘을 뿐입니다.
아마도 그 집안의 살아 남은 갓난아이는 커서 자자손손 부와 권력을 누리며 가문을 이어나갈 것입니다.
이게 이 영화의 내용입니다.
이것의 어디가 국뽕입니까? 이거 보고 '캬아 우리나라!'하고 뽕이 차오르십니까?
어떤 면에서 그런 수모를 당하고, 그렇게 빼앗겼고, 사과도차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아 괜찮아 그건 과거의 일이지! 우리 이제 잘살고 잘나가니까 넓은 아량으로 너희를 우리의 동맹으로 인정해줄께.
자기 주제도 모르고, 현실도 모르고, 나는 잘났다. 오히려 이런게 국뽕아닙니까?
영화에서야 나라 팔아먹은 대가로 사후에 끔찍한 고통을 겪다가 영혼이 미쳐버려서 집안을 말아 먹는다지만
현실은 어떻습니까? 나라 팔아먹은 놈들은 재벌 총수, 언론 사장, 고위 공직자, 국회의원, 대학교수,
판검사로 가문을 이어나가며 잘살아왔고, 지금도 잘살고 있고, 아마도 앞으로도 잘살것입니다.
그놈들이 정말로 이 나라의 허리에 쇠로 된 말뚝을 박았는지 어떤지는 몰라도,
이 나라의 근본에 더러운 인간 말뚝을 박아놨다는 것, 이것은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입니다.
당신이 국뽕을 빨고 있으면 빨고 있는데로, 국뽕을 욕하면서 나라 망해라고 욕하고 있으면 욕하고 있는 그대로,
그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이용할 방법을 찾아내어 당신을 컨트롤 할것이고,
아마도 높은 확율로 당신은 그들에게 이용당할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그들을 단죄할 수있는 방법 또한 그들 자신에게 있지, 우리에겐 없습니다.
오로지 그들이 자신의 욕심에 취해서 실수할 때, 팔아먹은 영혼의 바닥이 드러날 때 그때 뿐이죠.
실수로 더러운 이득과 같이 첩장되는 걸 선택했을 때가 우리가 그들을 단죄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입니다.
이 영화의 내용은 국뽕이 차오르라는 것이 아닙니다.
차라리 분노하고 반성하라는 내용이라고 말해야 알맞죠.
그리고 아무리 돈이 좋다지만,
자기 스스로를 죄악과 함께 첩장하는 실수를 범하진 않기를...
(비밀상점)
대용량 일회용 전자담배 비밀특가!
(7687)
[감상평] 
네버님
영화 월간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