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서북면병마사가〉 아뢰기를,
“
평로진
(
平虜鎭
) 인근 지역의
번인
(
蕃人
) 우두머리인 유원장군(柔遠將軍) 골어부(骨於夫)와 멱해촌(覓害村)의 요결(要結) 등이 보고하여 말하기를, ‘우리는 일찍이 이제촌(伊齊村)에 살면서 거란(契丹)의 대완(大完)【관직명】이 되었습니다. 근래에 두 번이나 〈조정의〉 초유(招諭)를 받아 기유년(1069, 문종 23년) 11월에 조정에 나아가 두텁게 은혜로운 하사품을 받고 또 관직도 받았으니, 감격스러움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돌아보면 우리가 사는 곳은 여기에서 400리나 떨어져 있는 곳이어서 왕복하기가 어렵습니다. 요청하건대 적야호(狄耶好) 등 5호(戶)와 함께 거란의 영향 아래 있는
번인
을 이끌어 멱해촌(覓害村)으로 이주하고 입적(入籍)하여 길이 번병(藩屛)이 되게 하십시오.’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검사하여 가구 35호에 인구 252명을 얻었으므로, 〈이들을〉 호적과 영토[版圖]에 올리시기를 요청합니다.
번인
우두머리가 또 말하기를, ‘삼산촌(三山村)의 골짜기와 해변에 나누어 거주하고 있는 번적(蕃賊)은 왕래하는 사람들을 죽이거나 약탈하여 우리의 원수가 되었습니다. 지금 원수를 갚으려고 〈고려에〉 귀화한 삼산촌의 중윤(中尹) 야서로(夜西老) 등
삼십도
(
三十徒
)의 추장(酋長)들【동번(東蕃)의
흑수인
(
黑水人
)은 그 종족이 30이므로
삼십도
(
三十徒
)라 부름.】에게 알려 주었더니, 또한 모두 행동을 같이하여 각기 번군(蕃軍)을 거느리고 바야흐로 나아가 토벌하고자 하므로, 요청하건대 고려의 사람[鄕人]들을 보내 전투를 관찰하십시오.’라고 합니다. 이에 정주낭장(定州郞將) 문선(文選)과 장교(將校)․통역(通譯) 등 모두에게
번인
의 옷을 입혀 나복기촌(那復其村) 도령(都領) 상곤(霜昆) 휘하의 번군과 함께 출발시켰습니다. 문선 등이 급히 보고하기를, ‘골면(骨面) 등 촌의 도령들이 각각 장병을 거느리고 삼산(三山) 아방포(阿方浦)에 이르러 적의 소굴을 정탐하였더니, 무릇 세 곳이나 되어서 하나는 유전촌(由戰村), 하나는 해변산두(海邊山頭), 하나는 나갈촌(羅竭村)이며, 적은 150호로 석성(石城)을 냇가에 쌓고 남녀노소와 재산을 성 안에 두었으며 보병과 기병 500여 명으로 항전하였습니다. 우리 쪽 번군이 고함치면서 재빨리 공격하니 저들 무리가 크게 무너졌으며, 220명의 목을 베니 남은 무리는 그 성으로 도망하여 지키고자 하였습니다. 우리 번군은 승리를 타고 추격하여 성을 공격하고 불을 질러서 332명을 생포하였으며, 성 안에서 항거하며 싸우던 자들은 모두 불타 죽었습니다. 또 유전촌 지역으로 진격하여 공격하려 하였으나, 때마침 큰 비가 내리고 군량도 적어서 〈군사를〉 이끌고 수일간 후퇴하여 있었습니다. 문선 등이 다시 번병 2,030명과 함께 유전촌 석성 아래에 나아가 주둔하니, 적이 성문을 닫고 굳게 지키고 있고 성이 험하여서 끝내 공격하지 못하고 군량이 다하자 퇴각하였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나갈촌(羅竭村)의 싸움에 도령 대완 다어개(多於皆)․아반니(阿半尼) 등 번군 장수 680여 명이 힘써 싸워 적을 격파하였고, 문선 등 15명은 전투를 지휘한 공로가 있으므로 요청하건대 표창을 내리셔셔 권징(勸懲)함을 보이소서.”
라고 하였다. 문하시중(門下侍中) 최유선(崔惟善) 등 13인이 논의하여 아뢰기를, “삼산촌의 적은 본래 국경을 침범한 도적이 아닌데, 지금 번군이 조정의 뜻에 의하지 않고 오로지 병력의 위세를 의지하여 사사로이 원수를 갚은 것이니,
요청하건대 포상하지 마십시오.”라고 하자, 이를 따랐다.
-고려사 > 권별보기 > 권9 > 세가 > 세가 권9 > 문종 27년 > 우리 측 여진군이 적의 소굴을 쳐부수었으나 논공행상을 실시하지 않다
이는 고려국의 제 11대 임금인 문종의 재위시기 도중인 기원후 1073년경때 고려국의 서북면인 압록강변으로부터 북쪽으로 400여리 되는 곳에 거주하던 서여진이 거란족의 요나라 조정에게 책봉(임명, 제수)받은 입장이었지만, 5년 전인 기원후 1069년경때 고려국의 제 11대 임금인 문종으로부터 관직을 책봉받고 나아가 하사품도 받은 입장이 되었으며, 거란족의 요나라보단 우리나라의 고려국의 대북방 영향력을 더 강성하다고 여겨서 거란족의 요나라 조정의 영향하에 있는 서여진 부족장(추장)들과 함께 고려국 조정에 왕복하기 편리한 곳으로 거주지를 남하하여 고려국 조정의 호적에 기재되길 바란다고 언급하였고, 고려국 조정은 이를 가납한 기록입니다. 둘째로 흑수말갈을 포함한 여진족들이 여진족들간 전쟁을 벌이게 되었으니, 고려군에서 이를 참관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고려군이 참관했고, 고려군이 지지해준 여진 부족이 승리를 거두었으나, 되려 고려 조정에선 고려 조정의 뜻에 의하지 않은 채 승리를 거둔 것이라서 논공행상은 실시하지 않았다는 기록입니다. 이는 고려국의 최전성기를 이룩한 제 11대 임금인 문종의 재위시기때 고려국이 대북방 영항력이 가장 강성해진 모습을 알아볼 수 있다는 점에 가장 큰 의의가 있죠. 여진군들이 고려군의 지지 및 참관해주는 것을 자신들끼리 전쟁을 벌일 때 유리하게 작용된다고 인식한 점도 상당히 주목할 만하구요. 흥미로우니만큼, 유익한 참조가 됭었으면 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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