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 1위 매킬로이 1년 만에 우승 갈증 씻고 부진 탈출

로리 매킬로이(35·북아일랜드)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소문난 장타자’다. 지난해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 326.3야드라는 가공할 장타력을 선보이며 장타 1위에 올랐다. 매킬로이는 이를 바탕으로 투어 통산 24승을 쌓았고 세계랭킹 2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8개 대회에서 톱10을 단 한차례 기록할 정도로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우승 등 벌써 나홀로 시즌 4승을 쌓으며 펄펄 날고 있는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29·미국)에 밀린 탓이다.
 
이름값을 못하던 매킬로이가 연장혈투 끝에 약 1년만에 25번째 우승 트로피를 수집하며 밝게 웃었다. 매킬로이와 ‘절친’ 셰인 라우리(37·아일랜드)는 29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애번데일의 TPC 루이지애나(파72)에서 열린 PGA 투어 취리히 클래식(총상금 890만달러) 최종일 연장전에서 마틴 트레이너(34·프랑스)-채드 레이미(32·미국)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취리히 클래식은 2명이 한 팀을 이뤄 포섬, 포볼 스트로크 플레이로 순위를 가린다. 우승 상금은 257만2000달러로 각자 128만6000달러(약17억7600만원)씩 나눠 갖는다. PGA 우승 상금치고는 적은 액수이지만 매킬로이로서는 지난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우승 뒤 1년 가까이 이어진 우승 갈증을 말끔하게 씻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8개 대회에서 모두 컷통과했지만 6개 대회에서 20위 밖의 성적을 냈던 부진도 털어 버렸다. 다만 이 대회는 세계랭킹 포인트가 부여되지 않아 셰플러와 랭킹포인트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라우리는 2019년 메이저 대회 디 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이후 5년여 만에 통산 세번째 우승을 따냈다.
볼 1개를 번갈아 치는 포섬 방식으로 치러진 최종라운드에서 매킬로이와 라우리는 세계랭킹 233위 레이미와 387위 트레이너의 몰아치기에 힘겨운 우승을 거뒀다. 이날 9타를 줄여 최종합계 25언더파 263타로 먼저 경기를 끝낸 레이미와 트레이너에게 17번 홀까지 1타 뒤졌던 매킬로이와 라우리는 18번 홀(파5) 버디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18번 홀에서 치른 연장전에선 레이미와 트레이너가 보기를 적어낸 반면, 매킬로이와 라우리는 파를 잘 지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경훈(33·CJ)은 미국교포 마이클 김(31)과 팀을 이뤄 출전했지만 공동 11위(20언더파 268타)에 올라 톱10 진입이 아깝게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