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씨에 화내는 동기오빠글을 봤는데요.
제 어린시절에는 어른의 함자는 홍 길자 동자 쓰십니다. 이렇게 배웠고
빨리 말해야 할때는 저희 할아버지가 홍길동씨 맞아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바뀌었죠. 동급이하에게만 쓰는 표현으로.
언어는 사회성을 가지니 나중에 다시 바뀌더라도 당장은 이렇게 쓰는 게
본인에게도 좋고 상대방에게도 괜한 분란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근데 어쩌다 바뀌게 됐을까요?
저는
사회적 지위에 집착
하는 풍조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체주의성격이 강한
한국사람들은 사회적지위를 너무나도 중시합니다.
가족끼리를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 이름 뒤에 직위가 붙습니다.
동네 주민들끼리도 김사장 이선생 박주사 최변 한경위 정교수..
미용실~ 정육점~ 떡집~등은 성조차 안붙입니다. 그냥
홍길동씨는 없습니다.
그나마 성으로 부르는 사람은 있는데
일정한 직업이 없는 김씨 박씨 등일 뿐
입니다.
존중하지않을 때 쓰는 표현입니다.
심지어 종교적인 지위도 중시해서 같은 종교 믿으면 동네에서도 김권사님 양집사님
가족끼리도 손아랫사람을 신부님~ 목사님~ 스님~하며 존대하기까지합니다.
사회적지위의 끝판왕인 직장입니다.
공무원은 말할필요도없고 사기업조차
위계질서를 중요시하는 피라미드 구조인 한국.
홍길동 과장 홍길동 주임. 사장을 뺀
모든 직원은 이름뒤에 직위를 붙여 부릅니다.
그런데
직위가 붙지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임이 되기 전 사원이나 계약직 사원등 직위가 낮은직원들.
상사들은 그냥 홍길동씨~ 더 만만하면 성도 떼고 길동씨~
직장에서 ㅇㅇ씨라고 불리는 사람은 직급이 낮은 사람인 겁니다.
물론 외국계회사나 몇몇 IT회사들은 영어이름이나 닉네임을 쓴다지만
저는 절대다수인 일반 한국기업을 말하는 겁니다.
홍길동씨가 주임이 되면 홍주임이 됩니다. 홍주임은 이제 직위가 있고 인정받는 기분입니다.
홍주임은 이제 퇴사할때까지 직장에서 다시는 홍길동씨로 불리지 않습니다.
만약 누군가 홍길동씨라고 불렀다면
홍길동주임(대리과장부장)을 사원급으로 깎아내린거고
그동안의 커리어를 무시하고 지나가는 행인1로 여기는 무례한 행동입니다.
이렇게 ㅇㅇ씨라는 호칭은 가장 낮은 계급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씨라는 호칭을 달가워 할 이가 있을까요?
그래서 본인보다 나이가 많거나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는 쓰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 같습니다.
개개인을 순수하게 인간 홍길동만으로 충분히 존중하는 사회가 될때까지는
이 문화가 유지 될 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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