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파울에 격한 기쁨, 손가락에 꽂힌 3개의 병’···커리의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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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픈 커리. 휴스턴 | AFP연합뉴스

지난 4일 미국 휴스턴 도요다 센터에서 열린 2023~2024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휴스턴 로키츠의 경기. 3쿼터 종료 7분6초를 남겨놓고 돌파를 하던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는 상대 선수의 반칙으로 심판의 파울콜이 불리자 극도로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통 파울을 당하면 덤덤하게 있거나, 파울이 심할 경우에는 심판, 또는 파울을 저지른 선수에게 흥분을 하는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커리는 도대체 왜 평범한 파울에 이처럼 기뻐했던 것일까.

사연은 지난 3일 댈러스 매버릭스와 홈경기 때로 넘어간다. 당시 커리는 1쿼터 종료 5분45초를 남기고 골밑으로 돌파를 빠르게 한 뒤 앞에 있던 댈러스의 대니얼 가포드에게 슛 페이크를 걸었다. 이에 속은 가포드가 점프를 뛰었고, 이를 확인하 커리가 슛을 하려고 했다. 이를 막으려던 가포드는 커리의 두 팔 위로 자신의 팔을 갖다댔고, 결국 커리는 슛을 제대로 던지지 못하고 나뒹굴었다.

상황은 명백한 파울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심판이 파울콜을 부르지 않았고, 그대로 경기가 속개됐다. 불만이 쌓일대로 쌓였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다행히 그 경기는 골든스테이트가 104-100으로 이겼지만, 커리에게는 그 장면이 두고두고 남을 법 했다.

이날 파울을 얻고난 뒤 기뻐했던 것도 당시 그 판정에 대한 것을 약간 비꼬는 듯한 느낌이 묻어 있었다. 커리는 휴스턴전이 끝난 후 “아주 당연한 콜을 받았기에 너무 기뻤다”고 운을 뗀 뒤 지난 댈러스전에서 나온 장면에 대해 언급했다. 커리는 “지난 댈러스전에서 가포드가 내 팔을 휘어 감는 스틸샷이 있다”며 “난 파울을 얻기 위해 남을 괴롭히는 사람도 아니고 불평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처럼) 콜이 제대로 불린다면 언제든지 기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이날 경기에서 커리는 또 하나 명장면을 만들었다. 승부가 일찌감치 갈려 4쿼터 막판 벤치로 물러난 커리는 손가락 3개에 페트병을 하나씩 끼우고 난 뒤 3개의 병을 부딪히는 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잡혔다.

이는 휴스턴의 포워드 타리 이슨에게 제대로 복수한 것이었다. 왼쪽 종아리 수술로 시즌아웃 판정을 받은 이슨은 지난달 28일 휴스턴이 연장 접전 끝에 오클라호마시티 선더를 꺾고 10연승에 성공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워리어스, 나와서 놀자(Warriors, Come Out to Play)”라고 소리치는 영상을 올렸다. 이는 1979년에 개봉한 영화 ‘워리어(The Warriors)’에서 차 안에 있는 한 갱단원이 손가락 3개에 하나씩 병을 끼우고 부딪혀가면서 “Warriors, Come Out to Play”를 반복해 말하는 장면을 그대로 따라한 것이다.

당시는 휴스턴이 골든스테이트를 1경기 차로 압박하며 순위 역전을 노리고 있었던 때였다. 하지만 11연승까지 달린 휴스턴은 이후 거짓말처럼 3연패를 당했고, 같은 기간 연승을 달린 골든스테이트와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 그리고 이날 골든스테이트가 휴스턴을 133-110으로 이기며 두 팀의 간격은 4경기까지 벌어졌다.

이슨의 도발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던 커리는 이날 이슨, 그리고 휴스턴에게 똑같은 행동으로 톡톡히 복수에 성공했다. 이슨은 이날 ‘Warriors, Come Out to Play’라는 문구가 적힌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벤치에서 커리와 골든스테이트의 복수를 지켜만 봐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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